[통일부의 '2023 북한인권보고서' 표지 이미지] (사진:통일부 웹사이트 갈무리)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등 통일부의 북한인권 조사·기록 업무가 부처의 기존 역할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12일 통일부가 센터포인트광화문에서 개최한 '2023 북한인권 상호대화' 4차 토론회에서 통일부가 남북대화·교류·협력, 인도지원 등 대북 교섭 역할과 북한의 인권침해 조사기록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 분석관은 토론회 전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는 한 상대를 두고 좋은 역할과 나쁜 역할을 모두 하는 것이어서 두 역할이 서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정부의 북한인권 조사기록 주체를 통일부에서 다른 기관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래 책임규명이라는 북한인권 조사기록의 주요 목적에 비춰 보더라도 조사와 책임규명, 인권 분야 전문성에 관한 우려도 있다고 소개했다.
통일부는 지난 3월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선전매체를 동원해 이 보고서가 "모략과 날조로 일관됐다"고 반발했고, 관련성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4월부터는 남북 연락채널을 모두 끊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지만 통일부가 앞으로 남북교류의 주무 부처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등 북한인권 조사·기록 업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 분석관은 또 통일부의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발간이 정권이 교체돼도 지속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월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했지만 진보 정권으로 교체되면 다시 비공개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2018년부터 매년 발간됐는데 개인정보 노출 우려와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문재인 정부에선 내내 비공개됐다.
이와 함께 신 분석관은 민간이 북한인권 감시에 역량을 보탤 수 있도록 정부가 수용소 위치, 재중 탈북민 규모와 억류 장소, 보위성 조직과 간부, 북한 보위성 규정 등 북한인권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