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검찰 조사 후 청사 밖으로 나온 김영선 전 의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와 '돈거래 의혹' 중심에 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이틀 연속 12시간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은 4일 오후 10시 30분께 창원지검에서 조사받고 나온 뒤 '오늘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소명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해서 여러 가지 사실관계가 잘 정리될 것 같다"고 밝혔다.
추가 소환 조사 여부를 묻는 말에는 "오늘 다 했다"고 말한 뒤 검찰 청사를 급히 빠져나갔다.
김 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 조사에서도 자신에게 제기된 대가성 공천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검찰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명씨에게 돈을 준 것은 공천 대가가 아니고, (자신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명씨에게 돈을 준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전날에 이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의 검찰 조사는 참고인 신분이던 지난 6월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전날 조사 이후 세 번째다.
전날 12시간 가까이 조사받은 김 전 의원은 조사받고 나오면서 "미래한국연구소와 저랑은 관계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답했다.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는 "공천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며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하며 자신 공천에 개입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 "명씨가 김 여사가 자신 얘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는 들은 적 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들은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천여만원을 명씨에게 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평소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운 명씨에게 공천을 기대하고 대가성으로 이 돈을 준 것으로 의심한다.
앞서 강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씨는 당시 미래한국연구소가 총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했고 명씨가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3억7천여만원을 받지 않는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으로 비용을 갈음했다고 주장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등기상 김모 씨가 대표지만, 명씨가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주고받은 9천여만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9월 두 사람 모두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김 의원 조사를 마친 검찰은 조만간 이번 사건 핵심 인물인 명씨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