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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쟁으로 변질된 세종시 정원도시박람회

 

최민호 세종시장이 자신의 공약 사업인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지 10일로 닷새째다.

 

그 사이 최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명 전원이 삭발을 하며 예산 통과를 촉구했고,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등 국민의힘 충청권 시도지사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두겸 울산시장은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최 시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시의회 20석 가운데 13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맞불을 놨다.

 

당초 '2026년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에서 '추경안에 올라온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으로 당론 변화가 감지되기는 하지만, 시가 박람회 개최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꼽은 11일까지 처리하지 않을 태세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또 지난 8일 오후부터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 시장을 향해 "민생을 챙기라"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시와 시의회의 예산 갈등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쟁으로 확대된 것이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시장이 단식을 선택하는 순간 행정의 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사안이 옮겨갔다고 비판하는 반면 세종시에서는 박람회와 축제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정쟁이 시작됐다고 비판한다.

 

시각의 차이는 있지만, 지방 행정이 정쟁으로 변질됐다는 데는 양측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박람회와 축제에 반대하는 이유는 열악한 재정상황, 비과학적인 관람 인원과 수익산정, 준비기간 부족 등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어떤 사업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같다.

 

세종시는 호수공원, 중앙공원, 국립수목원,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등 국내 최고의 정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최 시장이 정원도시박람회의 롤모델로 삼는 2002년 안면도꽃박람회 당시 조직위에서 근무했던 한 중앙 부처 공무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당시 안면도는 완전히 오지였다"며 "하지만 꽃박람회 개최 이후 명소가 됐고 최근에는 난개발 문제가 언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형 이벤트를 통해 지역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국비 77억원도 이미 확보됐다.

 

지방비 미반영으로 사업이 무산된다면 향후 국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도 세종시의 정원도시 인프라에 주목하며 2022년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최 시장이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 소속이었다면 민주당 시의원들이 이처럼 반대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11일 열리는 제93회 임시회까지는 아직 하루의 시간이 남아있다.

 

세종시의 미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만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시민과 함께 철저하게 심판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또 실패하지 않도록 시의회가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방법도 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제안이다.

최 시장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의원들을 향해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거나 '비상식적인 사람들' 같은 거친 표현을 삼가고, 세종시의 미래를 함께 이끌 반대쪽 날개로 생각하고 대화와 협치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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