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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장관 등 고위공무원에게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대신 프랑스가 자체 개발한 대안 메신저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보안 강화와 기술 주권 차원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인데,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최근 내각 구성원들에게 공문을 내려보내 이달 8일까지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대신 프랑스가 자체 개발한 '올비드'(Olvid) 메신저를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설치하라고 했다.
총리는 공문에서 "이러한 메신저 앱은 일상 커뮤니케이션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안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통해 공유되는 대화와 정보의 보안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비드에 대해선 "프랑스 정보보안청(ANSSI)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을 받은 유일한 암호화 메시징 플랫폼"이라며 이번 조치가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 제고뿐 아니라 프랑스의 기술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가 개발한 메신저 앱 올비드](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2018년부터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운영체제(iOS)에서 사용 가능한 올비드는 전체 메시지를 암호화하고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유심 카드를 사용할 필요도 없어 전화번호 없이 인터넷 연결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침을 받은 내각 구성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파리지앵에 "업무 외에 개인적 삶이 있어서 절대 왓츠앱이나 텔레그램을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 역시 "유럽의 모든 동료가 왓츠앱이나 텔레그램을 사용한다"며 현실적으로 정부의 지침을 따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비드를 설치한 이들은 다른 앱보다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 인사는 "주소록에 접근할 수가 없다. 연락처를 추가하려면 매번 QR 코드를 켜거나 왓츠앱에서 검색한 코드를 연락처와 교환해야 한다"며 "꽤 번거로운 일"이라고 불평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역시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공무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휴대전화에서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