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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일본 비판론 모은 '일본산고' 재출간

"일본이 이웃에 폐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사진:연합]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가 생전에 일본에 관해 쓴 글을 묶은 책 '일본산고'(日本散考)가 10년 만에 재출간됐다.

 

일제 강점기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는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와 줏대 없는 식자들이 일본의 시각에 동조하는 현상을 비판하면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경계한다.

 

작가가 '토지'를 집필하는 도중과 완간 이후에 쓴 '증오의 근원'과 '신국의 허상' 등 6편의 글과 일본 관련 기고문 5편이 실렸다. 박경리가 1990년 월간지에서 일본의 역사학자 다나카 아키라와 벌인 지상 논쟁도 수록됐다.

 

다나카의 '한국인의 통속민주주의에 실망한다'는 글에 맞서 작가는 "잘못을 사과할 용기조차 없는" 일본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일본인에게 예(禮)를 차리지 말라"란 유명한 말은 박경리가 이 논쟁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다나카의 글에 대한 반박문의 제목이 됐다.

 

박경리는 이 글에서 이렇게 일갈한다.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 민족의 불운이었다. 일본이 이웃에 폐를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피해를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민족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류로서 손을 잡을 것이며 민족주의도 필요 없게 된다."

 

'일본산고'는 2008년 작가가 타계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못 할 뻔한 것을 고인의 유족이 유품 정리 중에 원고를 발견해 이후 문학평론가 이승윤 인천대 교수 등과 함께 2013년에 책으로 펴낼 수 있었다.

 

이 교수는 "박경리에게 '일본론'을 집필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명과 같은 것이었다"면서 "일제강점기를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증언과 작가의 역사의식으로 직조한, 공동체에 전하고 싶은 '일본 사용설명서'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박경리 컬렉션'을 출간하고 있는 다산책방이 다시 펴냈다.

 

다산책방은 최근에는 박경리가 1962년 발표해 필명을 처음으로 널리 알린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재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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