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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는, 투자할 상품인가?

인적자원개발위원회|선임위원|경영학박사|이상수

 

최근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들이 폭등•폭락 장세를 번갈아 나타내면서 시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시중의 암호화폐는 변동이 크고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없으며, 다단계 금융 사기의 특징을 보인다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비트코인은 미래화폐를 위하여 블록체인(block chain) 원리를 적용하여 시도해 본 시제품일 뿐이다. 블록체인은 관리 대상 데이터를 `블록`이라고 하는 소규모 데이터들이 P2P(인터넷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개인 간의 접속방식) 방식을 기반으로 생성된 체인 형태의 연결고리 기반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하여 누구라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의 결과를 열람할 수 있는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원장 관리 기술이다. 그런데 일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코인을 미리 사두면 많은 이익을 획득할 것이라고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인은 그 자체로 어떤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않기에 이익을 본 사람들의 재원은 결국 개미투자자들의 금원을 챙기는 것이다. 혹평하자면 돈 넣고 돈 먹는 게임, 폰지사기일 뿐이다. 

암호화폐란 무엇인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면 비트코인의 탄생배경과 암호화폐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2008년 10월 31일, 암호학 전문가 및 아마추어 등 관련자 수 백명이 사토시 나카모토(中本哲史)라는이에게서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저는 신뢰할만한 제3자 중개인이 필요 없는, 완전히 당사자 간 1:1로 운영되는 새로운 전자통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9쪽짜리 보고서를 다운받을 수 있는 자료를 보냈으며, 그 보고서가 업로드되어 있는 웹사이트는 두 달 전쯤 개설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는 그 통화시스템을 `비트코인`이라 부르고 있었다.

이처럼 비트코인과 같이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된 디지털화폐(Digital Carrency)를 가상화폐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가상화폐, 디지털화폐, 전자화폐 등 혼용되어 사용되는 중이지만, 엄밀하게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했다는 측면에서 다른 가상화폐들과 근본적으로 달라 암호화화폐(Crypto currency)로 정의한다.

암호화폐는 처리속도와 담고 있는 정보에 따라 세대별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세대 암호화폐는 단순 화폐기능에 집중한 암호화폐이다. 비트코인이 바로 1세대의 암호화폐이다. 2세대 암호화폐는 화폐기능과 함께 계약서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이로써 스마트계약을 실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더리움(ETH), 리플(XRP)등이 있다. 그리고 3세대 암호화폐, 화폐기능, 계약서에 추가적으로 함수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블록체인 내에서 더 빠르게 정보가 처리되므로 만든 암호화폐이다. 대표적인 3세대 암호화폐는 에이다(ADA) 등이 있다.

화폐가 되기 위한 조건은?

암호화폐가 화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공신력 있는 주체의 인정이 필요하다. 코인은 발행 주체가 없이는 한낱 금속 쪼가리,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뿐이다. 여기서 주체는 권력을 갖고 있는 국가기관들이다. 그 주체들은 암호화폐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점이다. 주체가 없는 암호화폐는 가치가 폭등하거나 폭락할 경우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둘째, 다수의 기업과 소비자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고 주체인 해당 국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 이상으로 안전해야 한다. 셋째, 경제가 유지되려면 화폐의 공급이 일정하고 조절 가능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공급에 한계가 존재하며 조절 가능성도 희박하다. 넷째,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은 코인이어야 한다. 상거래와 송금에 쓰이고 저축과 투자 대상의 수요가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거래처리 속도가 마스터카드(1분에 70만 건) 이상 처리하는 능력을 가진 코인이어야 한다. 대형 생필품 마켓같이 거래처리 건수가 많은 곳에서 상거래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금융실명제(KYC: Know Your Customer)를 실행하는 코인이어야 한다. 각국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사용이 용이할 수 있어야 한다. 일곱째, 화폐 수량이 적어도 1,000억 개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화폐 자체 인플레이션 없이 일상적 상거래에서 사용된다. 너무 희소하면 가격상승 이익을 노리기 위해 보관하는 수요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유통에 어려움이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모두 채굴한다고 하여도 21,000개밖에 되지 않는다. 끝으로 해킹, 자금세탁, 불법 사이트, 마약 등의 각종 범죄 수단으로 사회적 합의와 신용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발전 가능성 및 관심은 있으나 지구 상에 현존하는 실물화폐들의 대안이 될 수 있을 만큼의 안정성 및 사람들의 인지도는 낮다.

따라서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화폐로써 살아남고자 한다면 화폐의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가치의 저장이나 화폐의 기준으로 쓰이기에는 너무 불안정하고, 한 때의 허황된 꿈을 꾸게 하는 사람들만 늘어나게 만들 것이다.

암호화폐의 현실화 가능성은?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비트코인 등은 `거래소 교환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에서도 `3자 개입 없이` `금융제도를 통하지 않고` `익명으로 거래한다`라는 말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익명성`에 대해서는 아예 `프라이버시`를 별도 섹션으로 떼어 설명하고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거래소의 근본적인 문제는 비트코인 등이 가고자 했던 그 길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낡은 금융제도로 회귀하였다는 점이다. 거래소에서 현금거래를 하는 순간 암호화폐의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나카모토가 코인을 발굴할 때에 블록체인의 이론을 적용하여 시도한 암호화폐한 결과물이었기에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들 암호화폐들이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은 페이스북(Facebook)이 구상한 리브라(Libra)사례에서 알 수 있다. 2020년 24.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디지털 화폐이자 금융 인프라인 리브라의 도입 시기를 2020년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한 후 2020년 12월 `리브라`를 `디엠(Diem)`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페이스북의 디엠은 실물통화와 연결하여 결제 및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무겁게 이야기 하면 페이스북 디엠을 달러와 같이 기축통화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페이스북,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이베이 비자 등 27개 회원사들이 연합을 결성하였다. 그러나 인프라를 잘 갖춘 리브라 연합은 전 세계 주요국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페이팔, 비자카드, 이베이 등이 리브라 협회에서 탈퇴하여 기축통화의 꿈은 사라졌다. 현재까지 디엠의 발행은 불확실한 상태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각국 정부는 암호 화폐 통용을 반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5월 18일 중국 인민은행과 중국은행업협회 등 금융당국들은 공동으로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냈다. "가상화폐는 진정한 화폐가 아니므로 시장에서 사용될 수도, 사용돼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다.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를 금지하는 중국 당국의 기본입장을 다시 강조한 겁니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발표는 암호화폐가 본래의 화폐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투자 아닌 투기로 변질되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짐 로저스(Jim Rogers)는 `지금 암호화페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에게 충고한다면, 자신이 굉장한 능력을 가진 단기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면 매매해 봐도 좋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기대해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오늘 거라며 계속 갖고 있어도 암호화폐는 곧 정부에 의해 독점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세는?

암호화폐는 공급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화폐로서 기능이 약하다. 아울러 공급이 고갈되면 그 이후는 이미 있는 화폐가 소실되며 줄어드는 단계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유형의 것이라면 진품명품에 내놓을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없다. 따라서 공급이 멈춘 상태에서 소실단계에 접어들면 통화량은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오래 보유하면 보유할수록 손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화폐로서 가치가 떨어지면 실체가 없는 암호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최종단계에 보유한 자는 `폭탄 돌리기` 마지막 주자와 같다.

그런데 암호화폐의 지지자들은 코인을 금(gold)과 비교하고 싶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튤립 파동(Tulip mania :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현상으로, 사실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을 일컬음)과 비교한다. 더더욱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없으며, 석유처럼 생산성이 있는 상품도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사놓으면 추후에 상승할 것이라는 막연한 가설만 믿는다.

암호화폐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로 진입하려는 투자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부 암호화폐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 중 일부는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근거도 확실하지 않은 타인의 성공사례에 휩쓸리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암호화폐에 대한 경솔한 행동은 공인으로서 바른 처신이라고 보기 힘들다. 따라서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진지하게 관망해 보는 것도 지혜일 수 있다. 암호화폐의 이상은 좋지만, 현실의 벽을 부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알려진 암호화폐들은 현금 없는 사회를 대비하게 하는 암호화폐로서 가능성을 보여 시제품일 뿐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사항은 현재보다 더 정교한 각 국가들이 인정한 암호화폐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암호화폐들의 가치는 당연하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확신에만 매몰되지 말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개별 암호화폐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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