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책 읽는 광주’ 조성을 향한 첫발을 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국 유일의 ‘노벨상의 도시’가 된 광주의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시민 독서문화 회복과 작가·출판사·서점 생태계 구축으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13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미니북카페 ‘소년이 온다’ 개소식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인문도시 광주 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 구성은 김형중 조선대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위원장을,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신형철 서울대 교수(영어영문학과)가 부위원장을 맡는다. 이용훈 전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 이기호 광주대 교수(문예창작과), 송광룡 심미안 대표, 김꽃비·이정현 문화기획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그동안 한강 작가가 “큰 기념관이나 화려한 축하 잔치를 원하지 않으며,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사는 광주를 만들어달라”고 밝힌 만큼 작가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노벨문학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해 왔다.
위원회는 국민 종합독서율이 43%로,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데다 책 구입 경험도 1년에 1권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해, 우선 ‘책과 친해지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인프라 중심이 아닌 ‘책 읽는 문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책 읽는 광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광주시민 매년 1인 1책 읽기 문화’ 확산, 지역서점 활성화, 자치구별 대표도서관 건립 등을 통해 작가-출판사-도서관-지역서점-독자를 연결하는 책 생태계 구축에도 방점을 찍는다.
또 ▲책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 브랜딩 ‘노벨상의 도시’ ▲어디서나 책을 읽고 향유 하는 ‘책과 함께하는 시민’ ▲독서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독자‧작가‧출판사‧서점 경쟁력을 목표로 세부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감동은 오늘까지도 잊을 수 없다. 기쁨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북카페 ‘소년이 온다’의 문을 열었고, 더 나아가 ‘인문도시 광주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위원회는 ‘책 읽는 광주’를 어떻게 만들지, 한강 작가의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자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문재학 열사의 숨결이 남아있는 거리를 어떻게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지, 당장에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날 어떻게 자축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광주라는 도시 이름 앞에 정신을 붙여 ‘광주정신’이라고 불러왔는데, 이제는 광주라는 이름 앞에 ‘노벨상의 도시’라는 이름도 붙게 됐다. 평화정신이 책 읽는 인문도시 광주에서 더 커지고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중 인문도시 광주위원회 위원장은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책을 읽고 작가와 대담이 가능한 서점이 있고, 시민 머리맡에 시집 한 권쯤 놓인 도시, 골목골목까지 문화가 있는 도시가 진짜 문화도시”라며 “위원들과 지혜를 모아 ‘광주 골목골목까지 책의 영향이 미치고 인문학적 사유가 가능한 광주’, ‘아주 유익하게 멍 때리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위원회의 역할이고 인문도시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멍 때리는 사람이 많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