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7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벤처마루에서 열린 한국국정관리학회 추계 학술대회 제주세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기초자치단체 설치가 가져올 변화상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공존과 발전: 지속가능한 국정관리’를 대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6개의 세션이 진행됐으며, 제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실행방안을 조망했다.
이날 개회식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제주도에 집중된 행정사무를 기초단체로 이양해 더욱 촘촘한 행정 서비스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는 지난 18년간 대한민국 지방분권의 선도모델을 제시해왔다”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통해 행정서비스의 질적 도약과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일 제주특별자치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제주세션에서는 법제·재정·지방자치·경제 전문가들이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필요성과 도민 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토론했다.
법제 분야에서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초자치단체는 주민 밀착형 자치행정의 핵심으로, 자치법규 제정 과정에서 주민 참여와 소통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운영방안이 논의됐다. 최원구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2026년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제주 성장의 필연적 수순으로, 재정력 지수에 기반한 ‘제주형 조정교부금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원수 제주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기초자치단체는 광역단체가 미처 채우지 못하는 세부적 행정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주민들의 지역 정체성과 책임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도 기대된다. 강영준 제주연구원 혁신경제연구부장은 “선출직 기초자치단체장 체제가 지역발전의 강력한 추진력이 돼 산업 인프라 구축과 소상공인 지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지 서비스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강인철 전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은 “주민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복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되며, 제주도는 이를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성과 청년의 삶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김태연 제주여민회 이사는 “여성과 청년의 대표성 강화로 정책 다양성이 확대되고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며 균형 잡힌 참여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강민철 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장은 “3개시 설치를 위한 공론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제주도는 2026년 7월 제주형 3개 기초자치단체의 차질없는 출범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필수단계인 주민투표 실시와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민투표의 원활한 실시를 위해 제주도는 행정안전부에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필요성과 운영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으며, 주민투표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2025년 7월까지 「제주특별법」 및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법의 제·개정을 목표로 중앙정부와 국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서 3개 자치단체의 성공적 설치와 운영을 위한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