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제267대 교황으로 8일(현지시간)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이 선출되자 미국 정치권과 가톨릭계는 크게 환호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황에게 축하를 보냈다.
2천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 통신은 "미국이 세속적 영역에서 행사해온 지정학적 영향력 탓에 미국인 교황에 대해서는 오랜 금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페루 시민권자이기도 한데다가 페루에서 선교 활동을 한 뒤 대주교로 활동했기에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0%가 가톨릭 신자이며, 이 비율은 10여년간 유지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가톨릭으로 그 비율이 더 높다는 게 시카고 대교구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선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며 "아주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축하했다.
복음주의 개신교도에서 2019년 천주교로 개종하면서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교도 부통령이 된 JD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첫 미국인 교황의 선출을 축하한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 가톨릭 신자와 다른 기독교인들은 교황이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적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성명을 통해 "나는 교황 성하를 위해 기도하며, 성령께서 그분이 교회를 이끄는 데 지혜와 힘, 은총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며 "미국은 첫 번째 미국 출신 교황과 함께 우리의 오랜 관계를 심화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선출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엑스에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 신이 교황 레오 14세를 축복하길"이라며 "(아내) 질과 나는 축하를 보내며,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미셸과 나는 시카고 출신인 교황 레오 14세 성하께 축하를 보낸다"며 "미국에 역사적인 날이며, 가톨릭교회를 이끌고 많은 이들을 위한 모범을 보이는 성스러운 임무를 시작하는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