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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김현성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한민국의 창업 정책은 오랫동안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대 담론에 치우쳐 왔다.

 

인공지능, 바이오 등 첨단 기술 스타트업의 육성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술 중심의 접근만으로 과연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제는 우리 삶의 터전인 ‘로컬’의 고유한 잠재력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할 때다. 그 중심에는 ‘비기술창업’이라는 전략적 대안이 존재한다.

 

동네 빵집, 개성 있는 카페, 지역 농산물 식당, 맞춤형 공방, 골목 서점. 이들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관계를 맺는 소중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건국대학교 이병민 교수는 저서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로컬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러한 비기술창업이야말로 쇠퇴하는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유한 매력을 창조하는 핵심 동력이다. 기술만이 혁신은 아니다. 로컬이야말로 새로운 가능성의 보고다.

 

왜 지금, 로컬 비기술창업인가?

첫째,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을 되살리는 현실적 해법이다.

비기술창업은 청년, 여성, 중장년 등 다양한 계층에게 폭넓은 창업과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술창업과 비교해 진입 장벽이 낮아, 더 많은 지역민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강원도의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한 대표 사례다. 미국의 ‘메인스트리트 프로그램’ 또한 중소 도시의 중심가를 되살리며 공동체 회복을 이끌어낸 성공 모델이다. 공공은 AI 로컬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서 상권 분석, 유동 인구, 잠재 고객 등 로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 컨설팅 제공이 필요하다. 탁상공론을 넘어 실질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지역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도시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창업가의 철학과 이야기가 담긴 로컬 상점은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만든다. 전주 한옥마을, 제주도의 특색 있는 가게들은 지역 브랜딩의 성공 사례다. 일본의 ‘오미야게(지역 특산 기념품)’ 개발과 마을 축제 또한 이러한 문화 기반 창업의 성공을 보여준다. 비기술창업은 단순한 경제 활동을 넘어,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문화적 자산이다.

단순 지원이 아닌 성장이란 생각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비기술 창업에서도 유니콘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성장지원이 필요하다. 창업 공간을 확대하고, 임대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지역 폐교, 빈 점포 등 유휴 공간을 ‘로컬 인큐베이션 허브’로 전환하여 창업의 요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 농특산물, 역사·문화 자원 등과 창업 아이템을 창의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셋째,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건강한 창업 문화를 만든다.

비기술창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시도할 기회를 준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기능한다. 서울 연남동 골목의 부흥은 이러한 창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비기술창업의 활성화는 경직된 우리 사회에 기업가 정신이라는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지역에서 지능적으로 지구적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공공조달, 복지수요, 급식수요, 지역 앵커 기업 MRO 등 지역내 수요자원을 적극적으로 연계 협력해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간 골목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은 지원을 중심으로 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창업의 한 범주로 간주하고 지원을 넘어서 스케일업 대상으로 봐야 한다. 실제 많은 창업아카데미나 새로운 창업에 비기술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 있을지 모른다. 아울러 지역의 로컬브랜드와 새로운 생활 창업이야 말로 지역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에 지역경제에 기여도가 높다.

로컬 비기술창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집중 문제 완화, 지역 소멸 위기 극복,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이끄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혜적 관점을 넘어, 로컬의 잠재력을 믿고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전략을 짜되 지역 특성에 맞춰 행동(Think Global, Act 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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