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철폐’를 올해의 서울시정 화두로 선정한 서울시가 지난 1월 한달간 모든 부서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폐지‧개선해야 할 불필요한 규제를 집중적으로 제안받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서울시는 3월 4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대회의실(3층)에서 시민‧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규제철폐 창의 발표회'를 진행한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1월 한 달간 공무원들에게 제안받은 753건의 규제철폐 제안 중 시민 온라인 사전투표 결과와 ‘규제철폐전문가 심의회’ 의견을 반영한 10건이 공개된다.
시는 제안받은 753건 중 시민 체감도가 높고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우수 제안 15건을 1차로 선별했다. 이후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6,100명이 참여한 온라인 사전투표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최종 10건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창의행정’은 시정 최우선 가치인 ‘동행‧매력특별시’ 실현과 일상혁명으로 시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민 불편사항과 필요한 지원을 서울시장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이 적극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발굴해 개선해 나가는 적극행정의 일환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규제철폐 보고회에서 “창의행정과 동전의 앞뒷면 같다”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 내는 게 창의행정이라면 규제철폐는 시대를 못 따라가는 규제를 걷어 내는 것”으로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시너지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2년 간 서울시 전부서‧직원들이 창의아이디어 4,100여 건을 발굴했고 113건이 현재까지 실제로 정책에 반영돼 시민생활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하철 15분 내 재승차시 환승을 적용해 추가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제도 ▴쪽방촌 주민이 필요한 물품을 개인에 배정된 적립금 한도내에서 자율적으로 가져가는 ‘온기창고’ ▴백화점 등 민간 마일리지를 서울페이로 전환해 사용하는 동행마일리지 사업 등이 있다.
그동안 창의행정 우수사례 발표는 공무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규제철폐’를 핵심키워드로 하는 만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내실화하기 위해 시민참여형으로 개최 방식을 바꿨다.
이날 공개되는 규제철폐 창의사례는 총 10건. 대표적으로는 공공일자리 참여 조건 중 하나인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80% 이하에서 85%까지로 완화하고 생계급여‧실업급여 수급자 신청 불가 항목을 없애 더 많은 시민이 공공일자리에 참여해 생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1회 탑승으로 최대 1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었던 마을버스 이용시간을 2시간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안한다. 이외에도 만19세~39세 청년들이 기존 기후동행카드보다 7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청년권’을 만 13세~18세 청소년까지 범위를 확대하자는 제안도 있다. 현재 서울시가 지원하는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연령을 현행 19세에서 24세로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이날 발표한 10건에 대해선 전문가 11인과 시민 100여 명이 즉석에서 심사하며 각각 70%, 30% 점수를 합산해 대상(1건), 최우수상(1건), 우수상(3건), 장려상(5건)을 최종 선정한다. 발표회 전 과정은 서울시 유튜브로 생중계 된다.
전문가 평가단은 규제철폐전문가 심의회 위원과 서울시 명예시장, 경제 유튜버 슈카 등이 참여했고 시민평가단은 4대 1의 경쟁률(390명 지원)을 뚫고 선정된 시민 100명으로 구성됐다.
최종 심사 결과 ▴대상에 ‘장애인 어린이 우대용 교통카드 이용편의 개선(장애인복지과)’ ▴최우수상 ‘정부․서울시 공공일자리 진입 규제 철폐(일자리정책과)’ ▴우수상 ‘마을버스 최대 이용가능 시간 완화(버스정책과), 마곡산단 입주기업 임대기준 규제 완화(산업입지과), 초등 긴급․일시 돌봄 제공시설 선정조건 폐지(아동담당관)’가 수상했다.
이날 발표된 규제철폐안 10건은 관련 규정 정비를 끝낸 후 빠른 시일내 시행해 시민생활에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달여간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발굴해 낸 700여 개의 규제 중 빠르게 개선돼야 할 것들을 시민과 함께 추려내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필요해서 생긴 규정도 시간이 지나면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만큼 앞으로 일상에 돌아가셔서도 불편이나 부족함이 느껴질 때 언제든 제안해 주시면 적극 반영,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