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반스케치&드로잉' 동호회 회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광주 광천동 시민아파트의 마지막 모습을 하얀 도화지에 담아내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가 주최한 광천시민아파트 스케치 행사에는 '광주 어반스케치&드로잉' 동호회 회원 50여명이 어느 때보다 특별한 마음으로 펜을 잡았다.
올해 8월 이후 철거 예정인 시민아파트의 마지막 모습을 담는 의미 있는 스케치였다.
시민아파트는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5·18 대변인을 지낸 윤상원 열사의 거처이자 들불야학의 배움터가 있던 곳으로 역사성과 상징성이 남다른 공간이다.
대규모 재개발을 앞두고 대부분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들불열사기념사업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공간을 기억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작가들은 시민아파트와 광천동성당 주변에 자리를 잡고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2시간 넘게 꼼짝하지 않고 스케치를 한 도화지에는 작가의 시선에 따라 저마다 같은 듯 다른 모습의 시민아파트가 담겼다.
앞서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시민아파트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영상 작가를 초청해 영상으로 기록했다.
추후 사진작가를 초청한 기록 작업까지 완료되면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전시회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광주 시민아파트는 광천동주택재개발 정비사업 부지에 포함돼 전면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역사성을 감안해 3개 동 중 1개 동(나동)을 리모델링해 역사박물관 형태의 전시 공간으로 보존한다는 계획이 마련됐다.
[스케치 동회회 회원 김정업(64)씨가 광주 광천시민아파트을 스케치 하고 있다]
스케치에 참여한 김정업(64)씨는 "저희가 그림 동호회 일원으로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림으로) 남길 기회를 갖게 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이기도 한 곳이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