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엔진 바꾼 北…'ICBM 아닌 척' 누리호 따라했나

2024.05.28 13:45:14

6개월만에 연료·산화제 바꾼 새 엔진 등장…"그래도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감행했지만 실패했다. 사진은 합참이 28일 공개한 서북도서 지역의 우리 경비함정의 감시장비로 촬영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폭발 영상 캡처] (합참 제공)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체 발사에 실패하고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적용한 탓이라고 밝혀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우주궤도 진입을 성공시켰던 엔진을 갈아치웠다는 것인데, 기존 발사체 성능에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개선을 꾀하다가 수포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군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오후 10시 44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군사정찰위성 발사체는 2분 뒤인 10시 46분께 북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발사 직후 폭발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초기에 폭발했기 때문에 구체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연소 계통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의 추정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발 장면은 우리 군 경비함정이 전자광학추적장비(EOTS)로 촬영한 영상에도 생생하게 포착됐다. 북한은 실패를 인정하며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의 동작 믿음성(신뢰성)" 문제였다고 밝혔다.

 

산화제로 액체산소, 연료로 케로신(등유)을 썼다는 것인데, 그간 북한의 발사체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물질이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쏜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체 '천리마-1형'은 북한이 내세우는 기존 '백두산 엔진'을 적용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들어가는 백두산 엔진은 구소련의 RD-250 엔진을 모방해 만들었다.

 

북한으로서는 위성 발사를 시도할 때마다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행위"라는 지적을 회피하고자 이런 도박을 시도한 것일 수 있다.

 

ICBM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고, 남들처럼 과학적 목적에서 위성 발사체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개발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두산 엔진을 새로운 추진제 조합에 맞도록 수정·변경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의구심을 제거"하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엔진을 썼든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탄두만 바꾸면 미사일이기 때문에 상관없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단언했다.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실패하기는 했으나 우주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는 성공보다 실패가 일반적이고, 북한이 택한 방향이 최근의 기술 추세라는 점에서 장차 새 엔진을 사용한 발사 성공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성 관련 발사 실패는 우주 개발국 대부분이 겪는 문제"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방북 전에 러시아 기술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싶어 할 수 있으므로 향후 러시아의 지원이 더욱 적극적·구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찬란 기자 cekri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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