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시동 꺼졌어요"…절박한 119 신고 1시간 동안 15건

  • 등록 2023.07.21 08: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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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본부 119 신고 센터 신고기록…대부분 침수된 차량 운전자나 승객들 7시51분 첫 신고 청주시청에 통보…6건에 대해 관련기관 통보·공동대응 요청 박진희 도의원 "도 산하 소방 상황실에 신고 빗발쳤는데…몰랐다는 건 말도 안 돼"

[오송 침수 지하차도]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절박했던 순간이 소방 당국 신고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입수한 오송 지하차도 관련 '충북소방본부 119신고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사고 발생일인 15일 오전 약 1시간 동안 총 1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간대별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오전 7시 51분께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이후 약 40분 뒤 "오송 오창 터널 입구인데 차가 침수됐다", "지하차도에 갇혔는데 차 3대, (사람)4명 있다"는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분·초 단위로 이어졌다.

 

미호강에서 범람한 6만t에 달하는 흙탕물이 지하차도를 덮칠 때인 오전 8시 40분께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 "버스 안으로 비가 들어오고 있다", "소방 출동했냐", "물이 가득 차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등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8시 44분께 "차량 시동이 꺼지고 난리 났다", "물이 차고 있다. 말이 잘 안 들린다"는 전화가 걸려 왔으며, 불과 6분 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도와주세요"라는 절박한 신고가 이어졌다.

 

 

신고자 이름은 없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지하차도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하차도가 잠겨 보트가 와야 해요"라는 마지막 15번째 신고는 난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생존자의 신고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 접수 후 소방차 1대를 출동시켜 미호강 제방 붕괴와 관련해 안전조치 하던 중 오송 지하차도에서 구조 신고가 접수되자 펌프차 등 장비 6∼8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5건 가운데 6건에 대해서는 청주시청과 경찰청, 세종소방본부, 중앙119구조본부 등에 통보하거나 공동대응한 것으로 나온다.

 

가장 최초 접수된 7시51분 "미호강 제방이 무너졌다"는 신고는 청주시청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희 도의원은 "도 산하 소방 상황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구조 요청을 했는데 도가 몰랐다고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늑장 대응을 넘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고 이는 곧 직무 유기"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제방이 터지면서 밀려든 미호강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인력을 투입, 138명의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제방이 무너진 이유와 설비불랑 여부, 행정기관 대응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강이재 기자 kam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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